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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울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김진평 교수는 《한글의 글자표현》(미진사, 1983)이라는 단 한 권의 저서를 남겼는데 한글 타이포그래피와 글꼴을 연구하는 이들 치고 이 책을 참고문헌으로 삼지 않는 이가 없을 정도이다. 김진평 교수는 한글을 몹시 사랑한 타이포그래퍼이자 디자이너였는데, 특히 한글을 사용한 로고타입에 깊은 관심을 기울였다. 아직도 김진평 교수의 대표작으로 손 꼽히는 것이 바로 《리더스 다이제스트》와 《월간 디자인》의 제호 등이다.
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김진평 교수는 "실로 하나님은 최상의 디자이너십니다"라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이 어우러진 작품을 만들어내기도 하였다. 1998년 3월에 운명하였다.
서울여대에서는 제자 및 동료교수 등이 고 김진평 교수의 1주기를 맞이하여 고 김진평 교수 추모 논문집 발간위원회를 구성하고 1999년 3월 《한글 조형 연구》를 발간하였다. 이 책에는 생전 김진평 교수가 작성하였던 논문 여덟 편이 고스란히 담겨있다. 석사학위 논문 "한글 로고타임의 기초적 조형요소에 관한 연겨"(1974)를 비롯하여 "한글활자체 변천의 사적연구"(1990) "한성주보 한글 활자꼴에 관한 연구---타이포그라피 표현을 중심으로" 등이 실려있다.
이 책을 연체를 거듭하며 오래도록 국회도서관에서 빌려보다가 반납한 그날, 인터넷 헌책방 ![[http]](/wiki/imgs/http.png)
가나북에서 만날 수 있었다. 다른 책 여나믄 권과 섞어 주문했지만 오로지 관심은 "이 책이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오는구나"에 있었다. 책을 손에 쥐던 날, 몹시 기뻤지만 한편으로 김진평 교수님의 유작으로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괴로웠던 것이 사실이다.
가나북에서 만날 수 있었다. 다른 책 여나믄 권과 섞어 주문했지만 오로지 관심은 "이 책이 드디어 내 손에 들어오는구나"에 있었다. 책을 손에 쥐던 날, 몹시 기뻤지만 한편으로 김진평 교수님의 유작으로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고 괴로웠던 것이 사실이다.
타이포그래피 연구하시는 분들, 오래오래 사십시오.
- 김진평 교수 논문 여덟 편
- 한글 로고타입의 기초적 조형요소에 관한 연구,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, 1974.
- 한글 Typeface의 글자폭에 관한 연구 ---제목글자를 중심으로, 서울여자대학교 논문집, 1982.
- 한글 글자체 변형에 관한 연구, 서울여자대학교 논문집, 1985.
- 한글 명조활자의 자간 조절 가능성에 관한 연구---사진식자 SK태명조 가로짜기의 경우, 서울여자대학교 논문집, 1988.
- 한글 활자체 변천의 사적 연구, 한국출판연구소, 출판연구 제1권 제1호, 한글 글자꼴 기초연구, 1990.
- 한글 활자체의 조합형 설계 방법에 관한 연구, 서울여자대학교 논문집, 1994.
- 미국의 타이포그라픽 디자인 교육에 관한 연구, 서울여자대학교 조형연구소, 1995.
- 한성주보 한글 활자꼴에 관한 연구---타이포그라피 표현을 중심으로, 서울여자대학교 조형연구소, 1997.
- 《한성주보》는 1883년 열흘에 한번씩 발간되던 우리나라 최초의 신문 《한성순보》가 갑신정변(1884) 이후 정간되었다가 3년 뒤에 이름을 바꾸어 찍은 신문이다. 이 글꼴은 최지혁의 글자라고 알려져있는데 일본 요코하마에서 최초로 주조되었다. 이 글꼴은 한성주보 외에도 성경직해, 초등소학, 대한지지, 사도행전, 천로역정(텬로력뎡) 등에도 쓰였고, 대한성서공회에서 《개역성경》의 글꼴로 사용하였다. 산돌커뮤니케이션은 이를 디지털화하여 산돌 성경체라는 것을 개발하였는데, 디자이너들에게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.
- 《한성주보》가 갖는 역사적 의미를 이상우는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신문이라고 보고 있다. (이상우, "한글 가로짜기의 현황과 문제," 《신문 가로짜기》, 언론연구원총서 8, 한국언론연구원, 1989, pp.18--20) 보통 《독립신문》을 순한글에 한글의 띄어쓰기까지 실현했다는 것에서 한글신문의 효시로 삼는 분들도 있으나, 《한성주보》의 창간호(1886년 1월 25일) 내국기사 중에 한글과 한자의 섞어쓰기 기사가 나타나있고 한글만으로 된 기사도 있다고 한다. 이상우는 "세종대왕이 누구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한글을 창제한 이래 400년간 봉건조선의 양반관료계급은 민중의 요구를 배반하고 우리의 새 문자를 천대하고 억압했다. 이러한 상황 아래 《한성주보》가 신문에 민족 고유의 한글을 채용했다는 것은 바로 밈ㄴ족의 자아를 발견한 구체적인 하나의 표현으로 한글신문의 원형으로 볼 수 있다."고 하였다.
